루덴스코드 Blog


어릴때부터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어린이날 선물이나 생일 선물은 항상 프라모델을 원했다. 비행기, 탱크, 자동차, 잠수함까지 만들어 보았다. 그중 상당수는 건전지를 넣어 움직일 수 있었다. 커다란 대야에 물을 가득 받아두고 잠수함을 넣어 앞으로 가는 것을 보며 기뻐했다. 아마도 어릴 때부터 나는 “덕후”기질이 다분했었던 것 같다.


책을 싫어하지도 않았다. 집에서는 항상 누워서 책을 보는게 버릇이 되었다. 책을 빌릴 도서관이 주변에 없는 시골에서 자랐기에 읽을 수 있는 책은 몇 권 되지 않았다. 30권짜리, 50권짜리 전집을 사면 3일에서 길면 일주일에 다 읽었다. 읽고, 또 읽기를 반복했다. 다행히 학교에 도서관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다음부터는 학교 도서관을 이용했다. 거긴 신간은 없었고, 외계에서 온 것 같은 이상한 책들은 가득했다. 난 흑마술을 학교 도서관에서 접했다.


중학교 때 지금은 폐간된 ‘라디오와 모형’이라는 잡지를 구독했다. 특집기사로 Z80을 이용한 마이컴제작이 있었다. 부품조차 구하기 힘든 당시에 최신(?) 8비트 마이컴을 만들어보겠다고 덤벼들었다. 결과는 주변 환경이 따라주지 못해서 실패. 비록 마이컴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광석라디오를 만들고, 멜로디벨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비슷한 취미를 가진 어른들을 친구로 만날 수 있었다. 새로운 세상을 접하면서 난 그래도 꽤 재미난 학창시절을 보냈다.


어울려서 몰려다니기 보다는 차분히 한 자리에서 책을 보거나 이야기하거나 무언가를 만들면서 시간을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때 놀고 있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치기 어린 장난을 치는 것도 놀이지만,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하면서 마음이 즐겁다면 그것이 곧 놀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도구를 사용하는 호모 파베르가 되고, 다시 생활을 즐기는 호모 루덴스가 된다. 이 모든 것은 다른 존재의 유별난 특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 존재가 드러나는 다양성의 각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알파고는 이세돌에게 4:1 의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2017년 더 강력해진 알파고가 커제와의 승부에서 3:0 승리를 거두었다. 인공지능이 프로기사를 이긴 것을 보며 어떤 이는 두려움을 느끼고, 어떤 이는 절망감을 느낀다. 그런데 정말 슬픈 일일까?


10자리 숫자들의 곱셈을 사람보다 계산기가 빨리 한다고 절망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귀찮은 계산을 하지 않아도 되니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포크레인이 가장 힘센 사람보다 더 많은 흙을 더 빨리 퍼낸다고 절망하는 사람도 없다. 열흘 걸릴 일을 하루에 해결할 수 있다고 좋아하는 사람은 많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절망으로 이끌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은 인간이 지금까지 해왔던 힘들고 번거로운 작업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인공지능 무인자동차가 등장하면 졸린 눈을 부릅뜨고 온갖 신경을 쓰며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 인간은 기계에게 진 것이 아니라 똑똑한 기계를 만들어 사용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직관에 의해 좋다고 판단한 바둑의 수를 이제는 빠른 계산이 가능한 기계의 도움을 받아 얼마나 좋은지를 구체적으로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그저 게임기에 지나지 않았을 컴퓨터가 프로그램이 가능한 사람들에 의해 이제까지 계산하지 못했던 바둑이라는 세계의 막연했던 좋고 나쁨을 구체적인 수치로 계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기에 알파고가 이세돌이나 커제를 이긴 것은 기계가 인간을 이긴 것이 아니라 인간이 기계를 이용한 인간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 넘은 것이다. 


이제 인류에게 남은 과제는 인간이 인간답게 이 모든 것을 제대로 사용할 의무다.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공동체에게 4차 산업혁명시대의 기술은 타인을 돕는 도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인간다움을 버린 이에게 신기술은 타인을 향한 칼이다. 새로운 세상과 그 세상에 속한 기술은 우리 앞에 던져졌다.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것을 이것을 어떻게 취할 것인가이다. 


소수에게 종속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조지 오웰의 빅브라더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다수에게 공개된 인공지능, 빅데이더, 클라우드는 이제까지 거대 기업의 전유물이었던 언론, 방송을 개인이 다룰 수 있게 한다. 다양한 소셜 네트웍이 존재하고, 누구나 그 서비스를 이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면 만들 수 있게 된 사회 속에서 정보의 은폐는 불가능해졌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남은 것은 이것을 이용하려는 의지와 올바른 민주시민으로서의 의식을 갖는 것이다. 


이대로는 안된다면 한국의 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정도가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려한다.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부모들도 정말 이렇게 해야만 하는 것인가를 고민한다. 걱정을 하지만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 여전히 사교육이 이루어진다. 그래도 내 아이가 먹고 살 수는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부모들의 마음을 모르지 않기에 이러한 사교육 열풍은 이해가 되고 한편으로 공감이 된다. 당장 지금까지 하던 모든 것을 끊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아이와 부모에게 들이밀 수는 없다. 하지만 생각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을 생각하고, 정말 10년 후, 20년 후의 생활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한번 더 고민한다면 이제는 지금까지 투자하던 것을 서서히 줄이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해야 한다. 


과거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슈퍼 컴퓨터를 가진 기관만이 할 수 있었던 영역이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클라우드라는 것을 이용할 수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 사용한 시간만큼 비용을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잘만 사용하면 공부하면서 돈이 들어갈 일은 없다. 구글과 MS, 아마존이 클라우드 경쟁을 하고 있어서 학생이나 개발자에겐 거의 1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새로운 공부를 해보자.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가는 공부를 해보자. 그리고 그 공부가 나를 이롭게 하고, 우리를 이롭게 하자.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의식을 만들어보자. 새로운 세상을 즐기며 민주시민의식을 구현하는 것, 그것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를 절망적인 터미네이터의 미래가 아닌 권력과 힘의 분배가 이루어진 즐거운 민주시민사회로의 한걸음 다가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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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쉬운 코딩방법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래엔 일반인들이 코딩을 하게 될 것입니다. 더이상 코딩은 전문가들의 소유가 아니게 됩니다.


쉬운 프로그랭 툴들

프로그램 언어들은 계속해서 일반인들이 접하기에 쉬운 방향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스크래치는 아동용 장난감처럼 취급되긴 하지만 프로그램 언어의 기본내용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앱인벤터는 잘 활용하면 상업용 프로그램을 만들수 있습니다. CODE.ORG 에서는 고등학생을 위한 자바스크립트 강의를 진행하면서 블럭형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python 도 참 쉬운 프로그램 언어입니다.


아마도 자바스크립트로 프로그램을 짜봤던 분들은 텍스트에디터에서 작업하는걸 당연하게 여길 겁니다. 그런데 CODE.ORG 에서는 이 부분을 블럭으로 대체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구글의 blocky 라는 오픈소스를 사용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개발용은 아닙니다. 교육용입니다. 간단한 프로그램을 자바스크립트 블럭으로 만들고 그자리에서 바로 스마트폰으로 실행시킬 수 있습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코딩은 누구나 할 수 있게 쉬워졌고, 많은 개발 도구들은 공개되었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경제력과도 무관하게 누구나 코딩을 배울수 있어야 합니다. 유튜브에는 이와 관련된 많은 동영상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저도 직접 만든 아두이노 동영상강의를 유튜브에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공개된 자료들을 잘 이용하면 누구라도 코딩을 익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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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습니다.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길것이라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바둑은 다양한 변수를 가진 복잡한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런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궁금합니다.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오는건가?




코딩교육의 필요성

코딩교육이 필요할까요? 예,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알파고는 학습과정을 거쳐 바둑밖에 모르기 때문입니다. 알파고는 학습이 이루어져서 알아낸 답안에 대해서만 답을 할수 있습니다. 학습되지 않은 것은 답을 할 수 없습니다. 

2016년 3월 15일자 경향신문 사설의 일부를 봅시다.

세기의 대결이 끝난 이 시점에 우리가 차분히 짚어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알파고 충격이 인류의 삶과 미래에 던진 질문이다. 알파고는 인공지능이 분석의 영역을 넘어 인간 직관의 영역으로까지 진입하고 있음을 생생히 보여줬다. 알파고를 계기로 인간과 기계의 관계는 루비콘강을 건넜을지 모른다. 미증유의 상황에 인류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무거운 과제로 남게 됐다.

인공지능의 진보, 인공지능이 몰고 올 4차 산업혁명의 도도한 흐름을 막을 길은 없다.... 경향신문 사설 2016.03.15. 


인공지능(AI)에 대한 편견

인공지능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이 있습니다. 미래를 소재로 한 영화속에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사회를 자주 다룹니다. 기계에 의해 인간이 양육되는 세상을 영화 매트릭스에서 보여주었습니다.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 같은 영화처럼 종말의 때에 인공지능(AI) 는 인간을 지배하는 신적 존재가 되고, 기계가 반란을 일으켜 인간을 공격한다는 내용은 알파고의 승리 소식을 들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 더 섬뜩하게 다가온것 같습니다.

하지만 빅데이터나 AI 를 조금이라도 직접적으로 접해본 사람들은 이러한 공포가 얼마나 부질없는지 압니다. 빅데이터와 AI 는 사람이 손으로 풀면 1년이 걸리는 두꺼운 수학문제집을 1초에 계산해낼수 있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인간이 AI 에게 코치해 주어야만 가능합니다.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지 못합니다. 가르쳐야 하고, 인공지능 프로그램에게 적절하게 푸는 방식을 알려주고, 잘 풀었을때 칭찬을 해주어야 합니다. 때로는 알파고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면 다시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도록 해야 합니다. 그 과정중에 충분히 많은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알지 못하기에 두려워하다.

종종 우리는 알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거부합니다. 하지만 두려워하고 거부하는 사람은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머무를 뿐입니다.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지금까지 해온것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카메라에 들어가는 것이 플래시 메모리가 아닌 필름이었던 때가 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카메라는 필름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생각은, 지금까지 그래왔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으로 사람을 낙관적으로 만드는 대신 눈을 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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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시간을 코딩을 배운 영국의 학생이 만드는 앱과 17시간 코딩을 배운 한국의 학생은 만든 프로그램은 비교가 불가하다. 우리 아이들이 수능성적만 높다고 미래가 보장되는 시절은 지났다. 모두에게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한국은 영국을 보며 배워야한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



코딩교육에 대한 우려

코딩교육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갑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가 코딩교육을 할 이유나 필요가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은 의아해합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개발자들은 일반적으로 코딩교육에 대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학교교육은 정답은 맞추는 교육을 해왔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답이 있어야만 했습니다. 심지어 답이 없어도 이게 답이라고 말할수 있는 것이 있어야만 했고, 그걸 답이라고 적어야만 했습니다. 답이 있어서 답을 찾는다기 보다는 답이 없더라도 누군가가 답이라고 하면 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왜 답인지를 스스로에게 설득시켰습니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한국의 학교교육입니다.

프로그램교육은 이런 배경 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GW베이직을 가르치는 많은 학원들이 있었습니다. 스프레드시트와 오피스를 포함한 컴퓨터 활용 능력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기술이고, 그것이 미래를 이끌어갈 능력이라고 말했습니다. 항상 문제를 내고, 그 문제를 푸는 하나의 과정을 답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을 가르쳤고, 그것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프로그램 교육은 누군가 미리 만들어 놓은 답을 찾아가는 교육이 되고 말았습니다. 학생들은 시시해졌습니다. 발길이 뜸해진 학원은 문을 닫습니다. 해외에서는 트위터가 만들어지고, 페이스북이 만들어지고, 인스타그램이 만들어졌지만 이 조그마한 나라에서는 누군가 무엇이라도 조금 하려면 당장 대기업이 달려들어 집어 삼켜버렸습니다.

이런 코딩교육, 과연 할 필요가 있을까요? 과거의 프로그램학원들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닐까요? 


250시간과 17시간의 차이

2016년 10월 7일자 중앙일보 기사에 이런 제목이 붙었습니다. "영국 초등생의 코딩 교육이 무서운 이유".

거기서 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진짜 중요한 건 코딩이 아니다"


영국 6학년 학생의 코딩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이 학생은 1년동안 체계적으로 모바일 앱을 만듭니다. 사실 이전에 이미 250시간의 코딩교육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고작 17시간 코딩교육을 할때 영국학생들은 250시간의 코딩관련 수업을 듣습니다. 


앱을 만드는 6단계

아이가 만드는 앱은 6단계로 나뉩니다. 

첫째 앱을 기획한다. 어떤 것을 만들고 왜 만들어야 하는지 기획합니다. 

둘째, 프로젝트를 관리한다. 그룹으로 된 아이들이 스스로 누가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를 정하고 각자의 할일을 결정합니다. 

셋째, 시장조사를 한다. 비슷한 앱이 어떤 것이 있는지, 우리가 만드는 앱은 기존의 앱과 어떻게 다르게 만들것인지, 차별화전략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토론합니다. 

넷째, 앱의 메뉴와 디자인을 결정한다

다섯째 어떻게 프로그래밍을 할 것인지를 정한다. 

여섯째 앱을 시장에 퍼뜨릴수 있는 마케팅방법을 정한다.


앱 만들기는 단계별로 6주동안 진행됩니다. 영국 아이들에게 코딩교육은 단순한 앱만들기같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교육 이상입니다. 왜 이 앱이 필요한지, 어떻게하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앱을 만들수 있는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고민하면서 찾을 수 있는 힘을 기르게 합니다. 함께 사는 사회, 시장의 모습, 자신의 장점, 타인의 장점, 협업과 책임의식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합니다.


코딩교육은 읽기, 쓰기, 셈하기와 동급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입니다. 코딩이 읽기, 쓰기, 셈하기와 같은 비중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 시대에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고, 찾아내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코딩교육입니다. 

우리 코딩교육은 과연 이런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고민해봅니다. 여전히 앞에서 가르쳐주는 답을 이해하고 그것에 자신의 생각을 끼어맞추기 위해 애를 쓰는 코딩교육이라면 곤란합니다.


코딩은 수학과 같다.

“산업혁명의 동력은 수학이었다. 4차 산업혁명에선 코딩이 수학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영국의 교육부 장관이 초,중,고교에 코딩 공교육을 도입하던 2014년에 한 말입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등은 이미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도 우리보다 훨씬 일찍 코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의 초,중등 학생들은 이제 스크래치를 가지고 놀고, 스크래치와 비슷하게 생긴 국내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고 있을때 중국 아이들이 앱인벤터로 스마트폰 앱을 만들고 있다. 


이제까지의 질서는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새로운 질서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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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니까 코딩교육을 해야 한다는 말은 틀립니다. 만약 그 말이 맞다면 우리의 자녀들은 갑갑한 세상에서 살아야 합니다. 기계에 맞춰서 공부하고, 기계에 맞춰서 살아야 합니다. 인간이 기계의 부속품이 되는 것입니다. 찰리채플린 영화 모던타임즈가 생각나는군요.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의 세상과는 많이 다를 거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말은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언급됩니다. 물론 그 이전에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나오기까지 산업에 상당히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인간은 기계의 부속품?

과학기술이 전체의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산업혁명을 1차 산업혁명이라 부릅니다. 전기가 발명되고 시작된 대량 생산 시스템을 2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고, 컴퓨터 제어를 통한 생산자동화 시스템을 3차 산업혁명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이 세번째 산업혁명의 이후에 나오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되면서 기존의 제어를 인간이 직접하지 않고 컴퓨터가 알아서 판단하는 방식에 따른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영화나 만화속에서 보이는 정도의 암울한 미래를 생각하지는 마세요. 4차 산업혁명에서의 기계의 움직임은 더 이상 인간의 "직접적인" 명령에 따르지 않고 주어진 상황을 스스로 분석(AI)해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지만,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는 인간이 기계에게 시킨 "학습" 때문입니다. 


인간이 할 일은 기계를 가르치는 일!

조금 더 쉽게 말하면 기계가 알아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과 법칙을 인간이 기계(컴퓨터)에게 주면 그것에 따라서 기계가 학습을 합니다. 그래서 머신러닝(ML)이라고 부릅니다. 평가기준을 인간이 주고, 그에 따른 학습을 통해 기계는 최적의 행동을 하게 됩니다. 평가기준을 기계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직접명령을 주지는 않지만, 학습 방법을 기계에 알려줍니다. 


회사에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고참이 교육을 시키는 것과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이것 저것 구체적으로 지시를 할 겁니다. '저기서 볼트를 오른쪽으로 세바퀴 돌려라. 그 다음 왼쪽 두번째 버튼을 눌러라.'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러다가 어느정도 알게 되면 추상적인 명령을 합니다. '두번째 기계를 작동시켜라'. 마지막으로 충분한 학습이 이뤄지면 이렇게 말합니다. '내일은 니가 알아서 해라'.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사원이 그렇게 되기까지 '학습'이 있었던 겁니다. 그 학습의 결과로 이 신입사원은 경력기술자가 되는 것이죠. 기계학습도 비슷합니다. 이렇게 잘하고 못하고를 사람이 판단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기계는 조금씩 깨달아갑니다. 어떻게 해야 칭찬을 받을 수 있는지 말이죠. 칭찬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ML 입니다. 


10년후 직업 중 65% 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7세 아이가 사회에서 직업을 가질 나이가 되면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중 65%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직업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2016년까지의 인재는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머리 속에서 기억하고 있는 정보를 빨리 꺼내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인재입니다. 대표적으로 의사와 법조인들이죠.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기억들은 보조 장치들에 의존하게 될 겁니다. 프로기사들의 16만개의 기보를 기억하고 그것으로 학습하는 것을 기계는 단 5주만에 해냈습니다. 알파고와 같은 보조 장치들이 활용되면 더 이상 인간의 뇌로 하는 저장과 기억에 대한 것은 큰 차이가 없어집니다. 



누구든 말을 하면 바로 통역기가 통역을 해 주는 시대가 눈 앞에 왔습니다. 

이미 영어와 일본어 통역기는 시제품으로 나왔습니다. 한국어와 영어도 아주 빠른 시간안에 번역, 통역을 해주는 제품이 나올 겁니다. 법전을 뒤지거나 의학 전문 서적과 논문을 뒤지는 것이 도서관이 아니라 손에 있는 휴대폰이나 시계로 바로 가능하게 될 겁니다. 기억하는 것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중요할까요? 컴퓨터가 기억하게 하고, 인간은 그 저장된 기억을 인간을 위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창조적으로, 그리고 공동체적으로 말이죠. 암기가 아니라 창의적인 사람이 인재가 됩니다. 소통과 협동을 통해 서로의 장점을 키워갈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앞으로 주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코딩교육은 논리와 협동을 통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고 단계별 해법을 컴퓨터에게 위임하는 훈련으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정보를 저장하는 것은 컴퓨터가 잘 합니다. 컴퓨터의 지시를 듣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잘 기억하고 있는 컴퓨터에게 학습을 시키는 것, 그것이 인간이 문명을 진일보 하게 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 코딩교육은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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